[대륙]동아일보'[Hidden Champion]‘대륙’ 김덕현 회장 “국내선 대기업에 고전… 수출로 생존길 뚫어”'(2015.02.27)

[Hidden Champion]‘대륙’ 김덕현 회장 “국내선 대기업에 고전… 수출로 생존길 뚫어”

 

전기차단기 종합메이커 ‘대륙’ 김덕현 회장

[Hidden Champion]‘대륙’ 김덕현 회장 “국내선 대기업에 고전… 수출로 생존길 뚫어”

많은 중소기인이 대기업의 국내시장 장악으로 경영이 어렵다고 푸념한다. ‘한정된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진출하라’는 말을 모르지 않지만 실천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전기차단기 종합 메이커인 ‘대륙’의 김덕현 회장(66·사진)은 수십 년째 이를 실천하고 있다. 그는 “네 번의 실패 끝에 1978년 현재의 대륙을 창업했다”며 “대기업의 시장 진출에 따라 고전했지만 수출로 이겨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대륙은 ‘두꺼비집’이란 이름으로 익숙한 누전차단기, 이동통신 중계기에 들어가는 회로보호용 차단기 등 차단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데 지난해 전체 매출(680억 원) 중 40%를 수출을 통해 벌어들였다. 수출 물량의 80%는 일본 회사들에 공급했다.

 

김 사장은 “창업 초기에는 일본에서만 생산하던 차단기의 핵심부품 ODP(오일 대시 포트)를 국산화해 한 국내 대기업에 전량 납품했지만 그 대기업이 자체 생산에 나서는 바람에 우리도 완제품 개발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완제품을 생산하기에는 기술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하지만 그는 차단기 제조업체인 일본 후지전기의 공장을 무작정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국내외 기술자들로부터 조금씩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결국 3년 만에 완제품을 만들어냈다. 초기에는 일본 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하다 2003년부터는 ‘다코(DACO)’라는 자체 브랜드로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기술을 배웠던 일본에 거꾸로 차단기를 팔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연구개발(R&D)에 대한 김 회장의 강한 신념이다. 그는 “창업 이후 한 차례만 빼고 매년 벌어들인 돈을 모두 재투자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중소기업을 살리겠다고 최근 각종 정책을 쏟아놓는 정부에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정부물품 입찰 과정에서 객관적으로 품질을 평가하지 않고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는 공무원이 적지 않아요. 자연히 중소기업 제품이 선택될 가능성이 낮아지는 거죠. 입찰 담당 공무원부터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합니다.”

 

그는 “정부에 납품한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대기업이 만든 것이면 그냥 넘어갈 것도 중소기업 제품이라면 ‘뇌물을 받은 게 아니냐’는 식으로 의심하며 문책하는 공직사회 분위기도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 2012.02.27.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원문보기 : http://news.donga.com/3/all/20120226/443438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