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전기신문, ‘(신년인터뷰)김덕현 대륙 회장'(2014.01.02)

(신년인터뷰)김덕현 대륙 회장

“삼성·LG도 日기업 이기는데,中企라고 못할 이유 없어”

23년째 일본에 차단기 수출,

기술·품질로 세계적 기업과 경쟁

미래는 ‘창조경영’ 통해 새도약

신년인사말

“삼성, LG도 일본 소니, 도시바를 이기는데, 우리 중소기업도 일본 기업을 못 이기란 법이 어디 있습니까. 지금은 비록 버거운 상대이지만 우리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간다면 분명히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기업과 경쟁해도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김덕현 회장은 올해로 23년째 일본에 차단기를 수출하는 산업용·가정용 전기기기 메이커 ‘대륙’을 이끌고 있다.

강산이 수차례 바뀔 정도로 오랫동안 일본 기업과 거래하며 그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리스크관리, 품질관리 능력에 반했지만 김 회장은 “언젠가는 우리 중소기업들도 일본 기업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처음 일본 기업과 거래를 시작할 때는 돈보다 기술습득이 더 중요했습니다. 분명 일본 기업이 갖고 있는 기술력, 생산관리 노하우는 우리보다 월등히 앞서 있었고,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특히 제품 성능상, 안전상 전혀 문제가 없어도 자기들이 만든 원칙에 맞지 않다면 가차 없이 불량으로 처리해버리는 완벽에 가까운 품질관리를 보니 탄성이 나오더군요. 기술을 배우는데 중점을 뒀으니, 처음 일본 수출을 시작한 4년 동안은 매년 적자였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중소업체와 사업할 때는 이윤을 추구했지만, 적어도 대기업과 거래할 때는 계속 기술습득에 치중했습니다.”

김 회장은 철칙처럼 지켜온 ‘기술·품질 중심주의’가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외 차단기 시장에서 대륙이 기술력을 갖춘 차단기 전문메이커로 입지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며 또 한국 기업만의 스피드, 어플리케이션 응용능력 등도 강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 결과 대륙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시장에서 그동안 150억엔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일본의 차단기업계 1위인 F사, 홈 분전반 업계 1위 K사를 비롯해 발전기 업체 등 기타 유수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다른 한국의 중소기업들도 기술화·전문화를 통해서 경쟁력을 높여간다면 분명 일본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업체와 경쟁해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확신한 것이다.

‘누적 수출액 1억 달러 돌파’라는 문구가 얘기하듯 대륙은 이제 확실한 수출기업으로 거듭났지만 해외시장을 누빈 김 회장의 첫 걸음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대기업이라면 이름값 때문이라도 만나주지만 중소기업 사장은 문전박대 당하는 게 일쑤였죠. 그래도 굴하지 않고 계속 문을 두드리니까 그 사람들도 ‘당신 같은 사람은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두르더군요.”

결국 김 회장은 기업의 생존이나 해외진출의 성공비결은 열정과 신뢰라며 이 요건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1978년 저압용 차단기의 핵심 부품이면서도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ODP(전자식 과전류 검출소자)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이를 대만 기업들에 많이 공급하면서 그들과 신뢰를 쌓았습니다. 그런데 이 기업들이 중국 본토에 진출하면서 중국 업체들에 대륙의 제품을 우호적으로 소개해줬고, 이런 입소문은 결국 대륙이 중국기업과 수월하게 거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습니다.”

또 일본 가와무라전기와의 오랜 인연도 ODP를 아웃소싱하기 위해 대만을 찾은 가와무라전기가 “한국의 대륙이라는 업체가 생산하는 ODP가 일본 제품보다 좋다”는 대만 업체들의 얘기를 듣고 우리를 먼저 찾아오면서 시작됐다며 확실한 품질과 서비스로 신뢰를 쌓으면 그 효과는 언젠가 나타난다는 진리를 확인한 사례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 회장은 과거 IQ(지능지수), EQ(감성지수) 같은 지수가 부각됐다면 현재 경영자에게는 MQ(도덕성지수), NQ(네트워크지수)가 중요하다며 후배 경영인들도 신뢰를 쌓고, 폭넓은 대인관계를 통해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현재 대륙이 생존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신뢰’에서 찾았다면 미래의 성공 열쇠는 분명 ‘창조’에 있을 것이라고 했다.

관행화됐던 일상적인 실무를 개선해 나가는 ‘내부의 창조’, 고객의 불편함과 애로사항을 해결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현실에 대한 창조’, 직원 개개인의 꿈을 현실화해 성취감을 얻는 ‘미래에 대한 창조’ 등이 상상력과 어우러지면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지론이다.

“1978년 대륙을 설립할 때 처음 만든 사훈이 바로 ‘창조’입니다. 혹자는 산업이 발달하고, 소통이 자유로워지면서 새롭게 창조해낼 수 있는 아이디어가 점점 없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존재하지 않은 상품들, 인간이 필요로 하는 제품들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이런 새로운 시장, 방향을 찾아나가는 게 현재 내 역할이고, 대륙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3년 간 100억원을 투자하며 야심차게 준비한 스마트차단기 시리즈를 무기로 올해 일본, 중국 시장을 넘어 CIS, 아프리카, 중동, 남미 지역까지도 문을 두드리겠다는 김 회장의 ‘창조경영론’이 얼마만큼 성과를 낼 지 주목된다.

 

 

전기신문 윤정일 기자, 2014.01.02.

원문보기 : http://www.electimes.com/article.php?aid=1388032052109590007